GTM 매니저의 가설 검증 실행기
저는 경영이나 경제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온 개발자입니다. 이 이야기를 언급하는 이유는, 제가 GTM 매니저 업무를 맡게 될 만큼의 전문성이 갖춰진 상태로 이야기 속의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능력과 지식에도 불구하고 제가 GTM 매니저로서 뛰어다닌 이유는, 너무나도 가슴 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배포하는 것처럼 창조하는 일도 가슴이 뛸 만큼 재밌는 일이지만, 만들어진 결과물을 들고 시장을 직접 뛰어다니면서 반응을 확인하고 누가 우리의 고객인지 파악하는 일 또한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AI로 인해 시장의 대격변이 이뤄진 지금, 제품만큼 중요해진 것이 GTM입니다. AI의 발전이 B2B SaaS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가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년 동안 협업툴을 만들어 온 저희 또한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조사하고 우리의 제품을 끊임없이 그리고 기존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검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SaaS가 제품에 AI를 붙이고, 제품의 방향 자체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개발자들이 막히면 찾던 Stack Overflow는 ChatGPT가 나온 뒤 새 질문이 빠르게 줄어, 2025년에는 월간 질문 수가 서비스 초기인 2009년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The Pragmatic Engineer). AI 에이전트가 SaaS를 대신할 것이라는 'SaaS 종말론'까지 나왔습니다.
저희도 같은 질문 앞에 섰습니다. 3년 동안 쌓아 온 강점과 인사이트가 AI 시대에도 그대로 통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됐고, Riido가 어떤 자리에 서야 하고 어떤 고객을 만나야 하는지 다시 물어야 했습니다. 방향을 잡는 데 큰 힘을 들였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의 본질인 '일하는 방법의 혁신'은 바뀌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었고, 지금은 정돈된 방향을 가지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시작은 저희 고객사 한 곳이 구독을 취소한 일이었습니다. 이게 한 회사만의 이야기인지 알고 싶어, 2주 동안 그 고객을 포함한 IT / 소프트웨어 기업 여덟 곳의 대표와 책임자를 만났습니다. 일곱 곳은 이전에 쓰던 도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었고, 네 곳은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로 시작한 Riido의 GTM 매니저로서 반가운 답은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3년 동안 배우기 쉽고, 정리와 보고의 수고를 줄여 주는 도구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바로 그 강점이 AI와 함께 일하는 팀에게도 Riido를 고를 이유가 될지 다시 묻게 했습니다.
5명이 9주 만에 Riido를 다시 만든 이유가 팀 안에서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바꾼 이야기라면, 이 글은 같은 시기 팀 밖에서 고객이 떠난 이유를 찾아다니며,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에 대한 제 가설이 어떻게 틀렸고 무엇을 바꿨는지 적은 기록입니다.
1/ 떠난 고객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당시 제가 고객으로 생각한 곳은 고객사 프로젝트를 반복해서 수행하는 작은 IT / 소프트웨어 기업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진행 상황을 고객에게 보고하고, 담당자가 바뀔 때 인수인계하는 일에서 비슷한 문제를 계속 겪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작은 기업은 결정권자와 바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 도입 결정도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떠난 고객도 그런 회사였습니다. 부족한 기능 목록을 듣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찾아갔는데, 돌아온 답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그 회사는 고객사 프로젝트마다 참여하는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Riido는 한 회사 안에서 함께 일하는 팀을 기본 단위로 삼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제품을 만들며 떠올린 팀과, 그 회사가 실제로 일하는 단위와 방식이 달랐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어떤지 궁금해졌습니다.
2/ 답장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갔습니다
새로운 고객군 발굴을 위해 그전까지는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렸습니다. 답이 없으면 보통 그 상태로 끝났습니다. 그래서 서울과 경기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답장이 없어 찾아간 사무실의 문이 잠겨 있어, 퇴근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만나고 온 날도 있었습니다.
이동하면서는 대개 전화를 돌렸습니다. 이틀 동안 대략 80통을 건 적도 있습니다. 바로 끊기거나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게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상대가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 들을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대화한 경우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대표와 책임자에게 처음 물은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쓰시면서, 프로젝트 관리에 어떤 문제가 새로 생겼나요?"
여러 기업들의 답을 듣다 보니, 새로 생긴 문제를 묻기 전에 이전 협업 도구의 사용을 멈춘 결정 과정을 듣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쓰던 도구를 바꾸거나, 다른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지금은 무엇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지, 이전에는 무엇을 썼고 왜 그만두었는지를 물었습니다.
3/ 기능이 아니라 배우는 비용이었습니다
만난 곳 대부분이 Jira, Notion, Flow, Linear 같은 도구를 여러 개 써 봤습니다. 네 곳은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었고, 스프레드시트나 Notion 같은 더 단순한 도구로 돌아간 곳도 두 곳 있었습니다. Jira를 정착시키지 못해 Linear로 옮긴 곳도 있었습니다.
기존 도구를 그만둔 이유를 물었을 때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툴을 사용하려면 제가 그 툴의 방식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저는 그 과정이 싫습니다.
프로젝트마다 도구를 세팅하는 수고를 이야기한 곳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프로젝트 개수도 많고 대부분 속도 우선입니다. 지라에 맞춰서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보다는 빨리 개발해서 빨리 납품하고 프로젝트를 끝내는 게 중요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지라를 프로젝트마다 구축하면 그 리소스도 아깝잖아요.
이분들이 부담스러워한 것은 사용법을 익히는 시간만이 아니었습니다. 도구에 맞춰 프로세스를 정하고, 프로젝트마다 세팅하는 일까지 해야 했습니다. 빠르게 개발해 납품하는 팀에게는 그 수고가 도구에서 얻는 이득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AI가 더해지면서 사정이 또 달라졌습니다. 한 기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거에 개발자 다섯 명이 6개월 정도 걸렸을 일을 지금은 한 사람이 한 달 안에 처리할 수 있다고 느낄 정도로 생산성이 달라졌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요즘은 AI가 있으니 필요한 관리 도구를 내부에서 직접 만들어 쓰는 회사도 많습니다"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담은 아티클은 수없이 읽었지만, 그때는 양산형 글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자리에서 직접 듣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비용이 이만큼 줄어든다면, 새 도구를 사서 배우기보다 직접 만드는 팀은 더 늘어날 것 같았습니다.
4/ 문제는 있었지만, 이미 각자 풀고 있었습니다
처음 예상했던 문제들은 실제로 있었습니다. 다만 프로젝트 착수와 고객 보고는 대부분 각자의 방식으로 풀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템플릿과 자체 도구를 썼고, 고객 보고는 Notion에 고객을 초대하거나 AI로 보고서를 만드는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저희가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에 이미 대응책이 있었습니다.
담당자 인수인계는 여전히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곳은 이 문제에도 AI를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담당자가 나가면 정보도 같이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고객사 미팅을 모두 녹음합니다. (…) 이전 담당자가 없는데 어떤 의사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면 Claude에게 물어봅니다.
그 주 팀 회의에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 문제가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있었지만, 이미 자기 방식으로 풀었거나 AI가 우리보다 먼저 풀고 있었습니다.
저희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듣고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다음 미팅 날짜를 잡기는 어려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제가 얻은 인사이트는 이렇습니다.
- 2026년도 초기부터 AI가 발전하면서 개인의 생산성이 올라갔습니다. 이때, 사용하기 어려운 협업툴들은 병목 지점이 되었습니다.
- 이 때문에, AI를 활용하여 직접 만들어보거나 쉬운 툴로 갈아타는 팀이 늘어났습니다.
- AI Agent와 MCP 등의 등장으로 이제는 협업툴을 사람이 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실무는 AI가 하고, 사람은 확인만 하면 됩니다. 그로 인해, 팀들은 제품의 사용 난도보다는 제품의 형식이 간결하고 빠르거나 아예 단순한 툴(스프레드시트 / 엑셀)로 옮겼습니다.
- 이제는 어떤 툴을 사용하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졌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끼던 마찰 비용, 불편함 등이 AI가 도구들을 직접 사용하면서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위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3년간 뤼이도를 만들면서 쌓아왔던 인사이트를 다시금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5/ 3년 동안 쌓아 온 답을 다시 봐야 했습니다
Riido는 3년 동안 서비스를 운영하며 나름의 답을 쌓아 왔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 답들을 하나씩 다시 꺼내 봤습니다. 저희가 제품의 장점으로 설명해 온 것과, 지금 이 시점의 고객들이 새 도구를 도입할 이유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거리가 있었습니다.
배우기 쉽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처음 쓰는 팀도 금방 익힐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저희가 오래 공들여 온 부분입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팀은 사용법을 배우는 시간뿐 아니라, 새 도구에 맞춰 프로젝트를 세팅하고 일하는 방식을 정리하는 수고까지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도구가 쉬워져도 그 수고가 모두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에 AI로 필요한 기능만 직접 만드는 부담까지 줄어들면, 다른 협업툴보다 배우기 쉽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득하기 더 어렵습니다. 도구를 쉽게 쓰게 하는 것보다, 지금의 방식을 바꿀 이유가 먼저 있어야 했습니다.
도구를 하나 더 쓰게 하는 것 자체가 비용이었습니다. 한 회사는 새 도구를 검토했다가, 기존 업무와 소통 수단에 채널이 하나 더 생긴다는 이유로 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Jira도 쓰고, Notion도 쓰고, Slack도 쓰고, Figma도 쓰다 보니 툴을 여러 개 사용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각각 관리하는 것도 일이어서 계속 툴을 줄이자는 방향으로 갔고 (…)
좋은 도구를 하나 더 사용하는 것보다, 일하던 습관과 방식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지가 먼저였습니다. Riido 2.0이 AI를 하나 더 얹는 대신 팀이 이미 쓰는 AI와 도구를 연결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리와 보고를 대신해 준다는 강점도 다시 봐야 했습니다. 저희는 실무자가 일에 집중하는 동안 도구가 정리와 보고의 수고를 덜어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미팅 녹음과 문서처럼 이미 쌓인 자료를 AI에 읽혀 보고서를 만들고, 이전 담당자의 결정을 찾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비교해야 할 대상에는 다른 협업툴뿐 아니라, 고객이 기존 자료와 AI로 만들어 둔 방식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 방식으로 충분히 대응하는 팀에게는 정리와 보고를 돕는다는 장점이 예전만큼 큰 도입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곳에서는 각자 AI와 나눈 대화와 작업 내용까지는 팀에서 모으지 않고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AI가 대신 써 줘도, 그 판단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각자의 대화 안에 남는 셈입니다. 제가 보기에 남은 빈틈은 정리 그 자체보다, 그 맥락이 팀에 남아 다음 사람과 AI가 이어서 작업할 수 있는지에 있었습니다.
AI 기능만으로는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SaaS가 제품에 AI를 붙이는 지금, AI 기능은 차별점이라기보다 기본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떠난 고객도 AI 에이전트라는 방향에는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머무를 이유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고객에게는 일하는 방식의 전제가 맞는지가 AI 기능보다 먼저였습니다.
고객을 이해하는 방식도 돌아봐야 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고객은 대부분 먼저 가입해 팀이 함께 써 보다가, 필요가 커지면 도입을 문의해 왔습니다. 그렇게 찾아온 고객은 필요가 분명해서 따로 온보딩을 도울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쌓은 경험의 상당 부분은 이미 새 도구의 필요성을 느낀 팀에게서 얻은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먼저 찾아가 만난 팀은 달랐습니다. 이미 쓰고 있는 방식이 있었고, 새 도구를 알아보고 시험해 보는 일 자체가 추가 업무였습니다. 기존 고객에게 통했던 설명과 도입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려웠습니다.
AI까지 팀원으로 세면, "팀이 함께 쓴다"는 모습도 달라집니다. 앞선글에서 대표님이 쓴 것처럼, 사람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AI까지 세어 보면 맞춰야 할 기준의 크기가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3년 동안 쌓은 답이 뤼이도가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주 튼튼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AI가 생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마찰 비용을 없애면서 B2B SaaS에서는 더더욱 기본이 중요해졌습니다. 특정한 의도 없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수퍼앱이 아니라 명확함과 간결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더욱 가치 있어졌습니다.
이제는 AI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SaaS가 제공해야 하는 가치도 같이 바뀌었습니다. 배우기 쉽고 정리를 돕는다는 것은 이제 출발선에 가까웠고, 일하던 곳을 바꾸게 하지 않는 것, 사람과 AI가 만든 맥락을 팀에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기존에는 인간 중심의 서비스였다면 이제는 AI가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가 큰 이점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통하여 파악한 것들 중 어떤 강점이 앞으로도 구매 이유로 남을지, 누구에게 그 강점이 필요한지부터 다시 검증해야 했습니다.
6/ 가설을 계속 바꿨습니다
제가 찾던 것은 한두 건의 계약이 아니었습니다. 충분히 규모가 있고, 같은 조건의 회사를 반복해서 만날 수 있고, 그 회사들이 돈을 내서라도 풀고 싶은 문제가 있는 집단이었습니다. 가설이 맞지 않으면 바로 새로운 가설을 수립하고, 바뀐 가설의 검증을 위해 다시 현장에 나갔습니다. 가정했던 여러 가설 중에서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래 두 가지입니다.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 팀을 찾았습니다. 1번 섹션에서 언급한 가설입니다. 문제는 있었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대부분 이미 각자 풀고 있었습니다. 작은 IT 기업이라는 조건과 프로젝트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 팀이 이미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지금의 방식을 바꿀 만큼 불편한지를 더 알아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다시 방향성을 수립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세팅과 온보딩을 저희가 직접 맡았습니다. 먼저 찾아가 만난 팀에게는 새 도구를 시험해 보는 일 자체가 부담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산에서 열렸던 K-ICT Week 컨퍼런스 참석 이후에는 해당 컨퍼런스에서 만났던 회사마다 실제로 있을 법한 업무를 넣는 등의 기업별 개인화를 통하여 테스트 워크스페이스를 만들어 보냈습니다. 제품을 설명하기 전에, 자기 회사에서 어떻게 쓸 수 있을지 화면에서 먼저 확인하고 가치를 빠르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협업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팀을 찾고 있습니다.
7/ 지금 찾고 있는 팀
인터뷰의 기록들을 여러 번 분석하면서, 다음에 어떤 팀을 만나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직접 도구를 만들거나 스프레드시트로 돌아간 팀들은 그 방식으로 지금의 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팀만의 확고한 방식이 있거나, 업무가 반복적이거나, 협업 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팀에게는 저희가 제안하는 변화가 오히려 추가 부담일 수 있습니다.
Riido는 복잡해진 협업을 단순하게 정리해, 프로젝트 관리에 드는 수고를 줄이고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도구로 시작했습니다. 정리와 보고의 수고를 줄이는 일은 지금도 저희가 하려는 일입니다. 다만 각자의 업무를 AI가 돕기 시작했을 때, 팀이 함께 일하기 위해 새로 갖춰야 할 기술, 인프라, 그리고 방법론이 무엇인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AI를 실제 업무에 쓰는 팀 가운데, 협업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그동안의 방식이 맞지 않게 된 팀, AI라는 새로운 지식 노동자가 합류하면서 작은 팀이 갑자기 큰 팀처럼 움직여야 하는 팀, 각자 AI와 만든 결과를 팀이 함께 이해하고 다음 일로 이어 가기 어려운 팀입니다. 현장에서 본 것과 저희가 풀려는 문제를 겹쳐 세운 제 가설이라, 맞는지는 계속 만나며 확인하겠습니다.
Riido 2.0은 사람과 AI가 같은 맥락에서 일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다음 일로 이어 가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 문제를 돈을 내고 풀려는 팀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 모릅니다. 지금 현장에서 확인하려는 것도 이 부분입니다.
그동안 가장 크게 배운 것은 관심과 구매가 다른 말이라는 점입니다. 좋다는 반응보다 다음 약속이 잡히는지, 실제로 써 보는지를 먼저 보게 됐습니다.
팀원들이 각자 AI와 일하고 있지만 그 대화와 작업 결과가 팀의 기록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면, Riido를 써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편하게 jymin@swyg.im으로 연락 주세요.